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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스티스리그 스나이더 컷(Zack Snyder's Justice League, 2021)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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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들어가며 

 

 

6 / 10

 

 

영화를 책으로 어떻게 옮길까에 대한 합리적인 해답

 

저스티스 리그라는 영화를 기억속에 숙성 시킨지 수년, 이제 그냥 평범한 슈퍼히어로 영화였구나 하고 잊어갈 무렵에 구작을 다시 일으킨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굳이라는 생각과 더불어, 왜 저 양덕들은 시위까지 해가며 이걸 불러 일으켰을까. 찬사적인 호기심이 아닌, 검증의 시각으로 마주하게 될 수 밖에 없었다. 아니, 뭐 그렇게 대단하다고 스나이더 컷, 스나이더 컷을 외친냐 이 말이지. 우리가 엄복동 보고 봉준호 컷, 봉준호 컷 한다해도 과연 재미있는 결과물을 기대할 수 있을까? 쓰고보니 혹하긴한다.

문제는 봉준호가 아니고 잭 스나이더 그 자신이다. 아무리 스나이더 사랑해요 외친다 해도 우리 어머니 마사야는 어디가지 않을 것이고, 각본의 구조가 크게 변한 것도 아니라던데 말야.

 

죽은 이는 죽은 이로 두어라는 책 속의 격언은 충분했다. 죽은 영화 또한 이렇게 되살려낼 수 있을지 몰랐는데, 역시 그대로 두어라가 옳았던게 아닐까 싶다.

 

 

 

짧게 기록을 남기려 했으나, 스타벅스의 와이파이 갱신 주기를 간과한체 작성하다가 2시간 남짓 쓴 글이 모두 날라가는 쾌거를 거두었다. 다른 이들을 위해 한 문장 더 붙이면, 스타벅스는 1시간 30분 전후로 연결된 세션을 초기화 시키는 듯 하다. 웹으로 작업중인데 저장을 안했다? 이렇게 되는거지.

 

그런 고로, 간략히 결론으로 넘어간다.

 

 

다시봐도 캐치프레이즈에 로고 박아넣은건 매우 촌스럽다. DC는 Dull Comedy의 약자인가.

 

1. 결론.

 

서사적인 빈약함이 유지된 체, 길이가 늘어난 영화.

4시간의 시간감 때문에, 영화가 아닌 책을 읽는 감각으로 접해지며 매체의 유형에 있어서는, 매우 신박한 접근이라 생각한다.

다시말해 책을 영화로 특성을 고스란히 살려 옮기면 이런 형태가 되지 않을까 싶고 드라마보다 더 만족스러운 관람 경험이었다. 다음화로 관객을 유도하기 위한 작위적인 사건전개나 인물등장, 이런것 없이 담백한 느낌.

 

다만 영화가 늘어지면서, 인물의 빈약함은 보다 강조되어 드러났다. 어벤져스1의 마블 히어로들이 각각의 개성을 갖고 충돌한 이후에 가까스로 화합한 것을 떠올려보면, 저스티스리그의 이 아옹다옹 말로만 하는 히어로들의 분쟁은 소꿉장난 같다. 각기 왕의 후손이고, 인류의 자경단 노릇에 신성을 받은 이들일터인데, 너무 자의식이 적다고 해야할까, 캐릭터의 내면을 덜 파고 든 것 같달까. 적어도 배트맨은 저스티스 리그를 구성하기보다 감시하고 싶어할거 같고, 특히 통제 불가능한 사이보그를 저렇게 우린 팀이야, 할 거 같진 않은데.

 

한편 원더우먼의 누구도 날 속박할 수 없어와 같이, 지나치게 캐릭터성을 담고자 하는 대사는 극의 위화감을 극대화 시킨다. 그 망작이었던 어벤져스 2편의 울트론 마저도, 피노키오의 대사를 읊조릴때는 그 기괴함과 애잔함이 가중되었는데 말야. 

 

 

횡대 진짜 좋아한다. 아이돌도 V자 대형 잘 서는데, K-IDOL에게 포지션 선정 어떻게 할지 특강이 필요한 지점. 

DC 히어로 무비의 최대의 결점은, 고대 영웅신화의 문법을 근대의 영웅들에 덧입히려 드는 지점에서 발생한다. 영웅들은 지극히 거룩하고 별도의 과업이 있는 반면, 상호작용하는 대중들은 영혼 없이 극중 파괴되고 소모되는 무기물로만 남아있다. 앞서 다크나이트에서 배트맨이 조커에게 승리한 순간은, 조커를 사로잡은 순간이 아닌 고담시민과 죄수들이 폭탄 스위치를 누르지 않았던 시점임을 상기하자. 영화의 격이 다르다는 반응이 나올 수 밖에 없다. 그 배경에는 영웅의 내면을 누구에게, 어떤 사건에게 투사시킬까에 대한 고민의 깊이가 있다.

 

전반적으로는 인물의 러닝타임과 등장씬을 사전에 협의했나 싶을 정도로, 리더십을 발휘하거나 분쟁을 일으키거나, 극을 이끌어나가는 인물이 없는 느낌이다. 다시 말해 같은 대사를 나누어도 산만하고, 주된 갈등도 모호하고, 강렬한 인물이 없다. 물론 조스 웨던의 저스티스리그가 슈퍼맨 원맨쇼라는 비난을 받았던 만큼 서사적인 밸런스를 맞춰준 것이겠지만, 애초에 인물이 얕은 만큼 극이 풍성해지지는 못했다.

 

평점은 6점이 아깝지만, 향후 매체로서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해주었기에 6점으로 매듭짓는다.

그리고 저스티스 리그(Justice League, 2017)의 포스터보다야 나으니까.

스테픈 울프의 살아있는 듯한 금속 장갑도 인상 깊었고 말야.

사실은 반대일지 몰라도, 이젠 타노스의 아류처럼 밖에 안보이는 저 우주적 빌런들이 가슴 아프다. 이래서 순서는 중요하구나. 그린 랜턴도 돌아왔음직한데. 

 

작게 한 문장만 덧 이어본다.

사이보그가 진짜 사회악 아닌가. 금융범죄를 일으켜? 거기에 우발적인 슈퍼맨 사격? 눈이 빨갛게 빛나? 이마에는 주홍 광채? 이거 비전에 들어간 울트론인데.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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