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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랑지구 (2019) 짧은 리뷰 및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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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에 대한 이야기들을 보다가, 중국에서 이런 영화가 나왔어? 하는 반응의 영화를 보았다.

 

유랑지구. The Wandering Earth.

이걸 극장에서 볼까 하고 심각히 고민하다 netflix에 생각보다 빨리 풀려서, 즐거운 마음으로 감상을 시작했건만....

공식 한국 포스터. 강렬하다.

미안하다 유랑지구, 감상 보류다. 

평점을 매기기엔 영화를 깊이 이해하는데 제약이 있었고,

그렇다고 섣불리 매기기엔 아쉬운 영화다.

반복해서 시청하고 리뷰를 올리자니, 그 정도의 함축이 깊은 영화는 아닐까 하는 판단이 앞선다.

 

다시볼만한 영환가? 에 대한 답변은 다시 봐야 이해가 된다, 이고.

평점은 모호하게 줄 수 밖에 없다.

 

이번 글은 그 이유에 대한 글이다. 

이 영화는 단순한 작품에 대한 감상 이전에, 지극히 한국적으로 자란 나에게 있어 몰입을 저해하는 요소가 곳곳에 산재해 있는 특징을 보인다. 이로 인해 영화를 뜯어가며 분석하기 까지, 기대 이상의 많은 투자를 요구하는 반면 그 정도의 작품인가? 계속 되뇌이는 피드백 과정을 가져다 준다.

영화를 감상할때 어디에 초점을 맞추는가에 따라, 반응은 차이 날 것으로 생각된다. 간략히 리뷰해보자. 

 

 

1. 중국어의 특성과 쉬지 않는 사운드

중국어를 깊게 공부하지는 않았지만, 간혹 중국인 또는 대만인과 대화를 듣거나 간략히 배울 기회는 있었다. 

중국어의 특성 중 하나로 다양한 성조는 항상 언급된다.

영어, 프랑스어, 한국어 및 중국어의 기본들만 단순히 접하며 느낀 것은, 모음의 갯수는 언어에 있어 지배적이다. 입술과 혀, 치아를 이용한 자음의 형성은 언어간에 유사성을 보일 수 밖에 없으며, 이를 풍부화 하기 위해선 다양한 모음이 필요 할 수 밖에 없다.

이는 한글의 표현적 우수성과도 직결되는데, 다른나라의 많은 언어들을 소리나는 대로 표현 가능하며, 차이가 있는 언어 또한 직관적으로 전달이 가능하다. 이는 우리나라 언어에 있어 자음은 발음의 유사성으로 전달이 가능하며, 모음의 갯수가 많기 때문에 필요한 발음을 표현할 수 있음과 연결된다. 

우리가 쉽게 대비 하는 영어 및 일본어는 아 - 에 - 이 - 오 - 우 로 연결되는 기본 모음과, 한 음절에 자음이 연결되며 발성이 바뀌는 형상으로 구분할 수 있다. 이렇기에 한글을 통해서 영어 및 일본어의 음운 표기는 어렵지 않고, 한국인에게 있어서 학습 또한 간편하다.

 

문제는, 본 영화의 핵심 소리 매체는 중국어인 것에서 상당한 장벽이 발생한다. 다양한 의미를 가진 문자를 단순화 시켰다지만, 이는 여전히 다양한 성조를 통해 표현하는 것으로 특성을 유지한다. 성조의 다양화는 쉽게 말해, 한국어보다 모음의 갯수가 많고 시간 당 이해해야하는 음운이 많음으로 정리할 수 있다.

이는 영화를 들음에 있어, 시간 당 관객이 이해해고 해석해야하는 소리가 엄청 많아짐을 내포한다. 쉽게 말해 사운드를 쉬지않고 쏟아내는 특성이 이 영화에 따른다. 대사를 처리함에 있어 대사의 의미나 공백이나 여운에 따른 의미를 안겨줄 새도 없이, 쉬지 않고 대사는 쏟아진다.

번역이 잘 적용 되었다면 문제가 없지 않냐? 생각이 되지만, 영화에 있어 대사의 전환, 번역된 문구의 전환이 매우 신속히 일어난다. 이는 물론 netflix만의 문제만일 수도 있지만, 영화관에서 보았던들 똑같은 문제를 겪었을 것으로 생각한다.

중국어의 단위 시간, 단위 문장단 처리하는 의미의 수는 엄청난 속도를 보여주며 이는 영화 대사를 천천히 해석하기 힘들게 만든다.

 

이런 특성이 영화 제작에도 반영이 되었는지, 사운드는 쉬지 않는다. 우주의 이미지에는 공허감, 고요함, 이러한 비어있는 감각에서 오는 공포감을 묘사한 영화는 늘상의 단골 소재다. 이를 표현하지 못하거나 안하는 영화는 흔히 스페이스 오페라 - 상상력및 sci-fi에서 오는 장르적 특성을 최대한 부각시키며, 인간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영화로 특색을 잡으며 역시 적절한 음악과 함께 이미지를 감상하도록 돕는다. 적절한 음악에는 음악성 뿐 아니라, 적절한 쉬어감과 배치 또한 중요하다 말하고 싶다.

 

유랑지구에서는 그 정도의 '비어있음'에 대한 섬세함을 기대하기 힘들다. 대사와 음악, 효과음은 쉬지 않고 나오며 이는 나에게는 피로감을 많이 안겨주었다. 도가적 사상에 따라 영화를 만들었다면 이러진 않았을텐데. 

 

 

 

2. 중국 이미지의 특성과 쉬지 않는 이미지

 

네이버 개재, 공식 포토.

 

중국인은 붉은 색을 좋아하노라 배웠다.

동시에, 과거 본 중국 영화의 몇가지 특성을 말해보자 하면,

"쨍하다"

붉은 빛의 강렬한 제복은 흰색 배경위에서 선명할 뿐아니라, 여타의 우주를 묘사하는 장면에서도 은은히 색이 어우러지기 보단 채도의 대비가 너무 강렬하다. 우주의 아름다움을 감상하거나 상상력을 자극하는 장면에서도, 이 강렬한 채도의 대비, 혹은 명도의 대비로 인한 쨍한 감각은 영화관이 아닌 netflix를 통한 감상에서 마저도 시각적 지침을 안겨준다.

CG기술의 한계라 보기엔 분명 섬세한 묘사가 많은 것으로 보아, 단순히 중국인 또는 영상 감독의 취향이 아닐까 생각 된다. 그리고 이는 할리우드 영화 또는 한국 영화에 익숙해진 내 눈에는 엄청난 피로감을 안겨준다.

 

 

 

 

3. 우주란 어떤 모습 일까 vs 어떤 상상이 가능할까

우주 공간에 대한 표현을 세밀히 안겨주는 영화는 그래비티 같은 영화가 있겠고, 저 넓은 외우주에 대한 무궁한 상상을 품어낸 영화는 역시 스타워즈가 있겠다. 본작과 대비를 하자만 외골격 슈트의 차원에서 엘리시움을 쉽게 연상할 수 있다.

 

문제는, 이 영화에서 그 두가지 모두를 번갈아 보여주다보니 - 애초에 유랑지구인 만큼, 상상력과 우주 공간에 대한 묘사는 필요하다 - 앞선 1, 2의 맥락과 닿아 영화를 보면서 정신이 없어진다.

 

영화가 보여주고 체험시켜주고자 하는 모습은 다양하고 - 소리는 쉴새 없이 울리며 대사는 쉴새 없이 쏟아지고, 이미지 또한 눈에 쉽게 들어오지 않는 이미지로 실시간으로 전환이 된다.

 

 

4. 결론

이로 인해, 이 영화를 단순한 1회 관람, 혹은 netflix를 통한 단순한 관람으로는 리뷰를 적절히 쓰기 힘들다는 생각이 든다. 뭘 알아 먹겠어야 평론을 남기지, 알아 먹지도 못하면서 평론을 남기기엔 기만이 아닌가.

 

다만 본 영화의 관람객에게 있어 최적의 조건은, 중국어에 대한 친밀감과 중국 매체에 대한 친밀감 임을 강조하고 싶다.

혹은 머릿속에서 병렬 연산 처리가 빠르거나, 영화 내에서 공백을 싫어하는 경우 보다 편하게 감상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한국 영화 또는 타 할리우드 영화 대비, 1.4배속의 상영 속도 체감임을 미리 말해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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