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만달로리안 시즌 1 (The Mandalorian - Season 1, 2019) 리뷰

본문

디즈니 플러스 내 캡쳐로 대체. 표지 사진이란 무엇인가

0. 들어가며


6 / 10

벡터맨 타이거! 벡터맨 이글! 벡터맨..만달로리안! 우리가 간다!



자. 그렇다.
디즈니 플러스의 존재 이유. 더 붙일 말이 필요할까.
어딘가 와우 클래식의 성기사 판금룩을 연상케 하는 헬멧과, 초능력을 쓰는 아이까지. 어라이거 흔하디 흔한 용사와 꼬마 마법사 조합인거같긴한 데 넘어가고. 디즈니 클래식의 존재 이유는 사실 이게 아닐까 싶다. 우리가 샹치와 같은 영화를 보기위해 굳이, 또 집에서, 제한된 컨텐츠를 위해 다달이 결제하는 건 아니잖아.
그런 웅대한 그림을 그리고 즐거운 마음으로 시청을 시작했건만. 어라 이거, 쉽지 않은 능선들이 있다.
짧게 기록 남겨본다.

1. 스타워즈 아세요? 아... 모르시는구나.

2019년 화제의 베이비 요다.

그렇다. 스타워즈가 친근하지 않은 한국에서도, 요다는 익히 알려져있었다.
요다와 같은 종족으로 보이는 의문의 아이가(50세 넘긴 했지만) tv series에 처음 나타났을 때, 미국에서는 얼마나 화제거리였을지 작게 생각해보면 답이 나온다. 가뜩이나 포스를 잘 다루는 선지자의 이미지였는데 말야. 이 아이도 포스를 잘 다룬다는게.

이 시리즈의 핵심은, 바로 이 스타워즈에 대한 친근감이 있냐, 없냐로 다르게 와 닿는다.
예를들어 위의 요다에 대해 조금 더 알고 있다면, 베이비 요다를 볼 때 사뭇 다른 감정과 놀라움이 다가올 것이고. 시즌 1의 결말부 다크세이버는 또 어떨까. 어떤 이들에게는 오, 제국 장교들이 쓰는 특수한 무기인가 싶겠지만, 조금 더 스타워즈 세계관을 아끼던 이들에게는 이야, 만달로리안 사이에서 적법한 통치권을 상징하던 그 다크세이버가, 갑자기 구 제국 출신의 총독인 기디언이 들고 있다고? 만달로어는 그 사이 처참히 멸망하고 제국 총독이 다스리는 지역이 되었나? 그럼 보 카탄 크리즈는 어떻게 된거지? 하면서 생각과 의문이 이어지는 것이다.

스타워즈 - 반란군 애니메이션속의 사빈 렌. 만달로리안이다.


2. 정말 모르시구나... 어쩔 수 없지.


그 기나긴 스카이워커 사가의 작은 외전으로 이 드라마를 접할 수 있다면야, 시리즈 내 작게 작게 투입되는 흥미 요소는 격이 다르게 다가온다. 물론, 그건 이런 배경 지식을 요구하는 신작에 대해 좋게 평가할 때의 이야기이긴 하다. 그리고 뭐, '자와' 족에 대해 잘 몰라도 영화를 보며 자연스럽게 수긍되고 이해되는 것처럼 좀 더 세심히 설명하거나 무심하게 지나갈 수는 있으니까.

하지만 과연 이 내용들을 모르고, 드라마에 온전히 몰입될 수 있을까?
이 몰입감을 조금 더 제공하고 진입의 벽을 낮추고자, 드라마의 연출에 있어 고심한 것이 느껴진다.

몰랐는데 맥북으로 보니 궁서체 자막이다. 이야. 가자. 

전반적으로는, 만화의 콘티를 보는 듯한 꽉차고 호흡이 빠른 장소 전환이 느껴진다.
프리퀄 3부작에서 제다이의 큼직한 동선이나 CG등이 강조되었던 느낌이라면, 조금 더 화면 내에 담기는 동선이나 격투, 사격등이 오밀조밀해진 느낌이다. 마치 만화 또는 그 러프한 스케치로 그려진 콘티를 보는 감각이 들었는데, 주인공을 대부분 정직하게 바라보는 구도로 인해 그랬던게 아닐까 싶기도 하고.
직전에 듄의 전투 장면을 인상깊게 봐서 더 부각되는지, 위에서 넓게 내려다보는 구도도 좀처럼 찾기 힘들었다. 굳이 의미를 찾아보면 작게는 만달로리안의 투구를 강조. 크게는 드라마 촬영으로 인한 예산 부족과 같은 어른의 맥락이 숨어있는게 아닐까. 현상금 사냥꾼이 대규모 전쟁을 꼭 할 필요는 없잖아.


연출 시점에서 조금 더 캐릭터에 가까운 시점에서 다가갔다면, 나름의 캐릭터 해석이 덧붙여진 것도 몰입감을 높이지 않았나 싶다.
예를 들어 만달로리안의 부족적인 성격이 강조된 부분. 직전의 스타워즈 - 반란군 등에서는 가문, 클랜단위로 일가를 구축하여 대립하는 성격이 강조되어, 조금 더 봉건 영주 또는 기사집단을 연상시켰다. 이번에는 이 집단에 또 다른 변주를 붙이며, 만달로리안 전반적인 몰락에 따라 원초적으로 돌아간 느낌이다. 신비로운 아머러의 화로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주고 받는 것은 모계 부족 사회를 연상시키기도 하고, 헬멧을 타인 앞에서 절대 벗지 않는다는 등 폐쇄적인 규율도 눈에 들어온다.

그런데 나만 이 분 떠올랐을까. 아머러랑 왠지 겹쳐 보였단 말이지.

아마 스타워즈의 세계관 속에서 일부의 만달로리안은 제국군으로 붙는 등 여러 흐름이 생겼고, 그 중 원리주의 집단도 생겼겠거니 하는 묘한 설득력이 생긴다. 물론 직전의 만달로리안 들이 절대 남들 앞에서 투구를 벗진 않는다던지, That is the way 하며 말을 끝낸다던지 하지는 않았지만 서도. 이건 좀 너무 제다이를 의식한게 아닐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포스가 함께하길' 하면 뭔가 거룩한 느낌도 있고 종교적인 인사처럼 다가와서 그렇게 오글거리진 않았는데. 다 큰 어른들이 헬멧 쓰고는 어~ 고생많으십니다~ 라던지 상대방의 행운을 빌어주는 것도 아니고, '그것이.. 우리의 길이다..' 하는게 쉽지 않은 무게감이었다.

궁서체니까 더 그렇네 인간극장인가?

3. 금기를 범했으니 죗값은 받아야지.


앞 내용 까지만 돌이켜보면, 팬보이 특수성을 고려한 드라마 치고는 잘 나온게 아닌가 생각이 들 수 있다. 초안을 쓰다보니 나도 모르게 어라, 괜찮지 않았나 하며 생각을 했건만, 돌이켜 보니 가장 큰 요소 하나를 빼먹었다.
데우스 엑스 마키나.
그렇다. 이 만달로리안 시리즈는 데우스 엑스 마키나의 선을 건너는, 큰 문제를 안고 있는 만큼 그 재미와 감동이 경감되는 수순을 밟은 것이다. 크게는 두 가지, 베스카 금속과 베이비 요다 겠지만. 글이 길어지니 두 번째, 우리 타이니 요다만 짚고 넘어가자.

위와 사진이 같다. 


포스에 대해 각 스타워즈 팬들이 어디까지 공감하는지는 모호하다. 예를 들어 포스 푸쉬(척력), 포스 점프(도약)는 허용되지만 포스 라이트닝(전격 공격..?)은 반감을 갖는 이가 있다면 무슨 차이일까? 아니면 포스 마인드트릭은 왜 말도 안된다 하는 이들이 나타나는걸까. 바로 물리력의 범주다. 우리가 포스 헬파이어는 말하지 않는 이유와 같다. 아니 선생님, 인위적인 전자 이동이 가능해서 전위차를 통한 전격이 가능하다면 불꽃을 못일으킬건 뭔가요? 하면 또 다른 문제지만. 하지만 적어도 스타워즈가 판타지가 아닌 sci-fi 로 분류 되는데에 있어서는, 이 어느 정도의 선을 지키고 논리적 연결성을 만드려고 하는 것에 있음을 짚고 넘어간다. 포스 메테오로 3분컷 난 영화는 없었잖아. 이 지점이 바로 디즈니 산하 루카스 필름과, 디즈니 산하 마블 과의 차이라 할 수 있겠다. 적절한 물리력의 범주, 범 우주적 설명을 하며 상상에만 맡기지 않는 범위의 수준.

스타워즈 8은 정말 희대의 논란 작품이긴 했다. 호불호의 문제일까.

그리고 그 처음으로 선을 넘은게 바로 시퀄이라고 생각한다. 아무리 레전드 및 팬픽에서 다양한 포스의 활용성에 대해 언급해오더라도, 캐넌이라 불리는 스타워즈 공식 세계관에 편입된 부분은 지극히 제한적이었다. 예를 들어 포스 힐링? 이런건 게임이나 2차 창작물, 혹은 레전드 범위내의 그래픽 노블 등에서는 허용선이겠지. 다만 영화에서 그렇게 나온적이 있던가? 차마 쉽게 넣을 수 없는 기능이다. 포스 힐링이 가능했다면, 오더 66에서 보다 적은 제다이가 죽었을 것이고, 아나킨 스카이워커도 파드메의 옆을 지키며 힐을 해줬으면 되었을 것 아닌가. 포스 힐링이 되는데 포스 유도분만! 포스 산후조리! 가 안될건 뭐야.
그런데 갑자기 십여년이 지나더니 포스 우주유영! 포스 사자소생! 포스 행성간 환영 분신술! 이 등장하며 많은 이들의 머릿속에 얕게 이어져온 '포스'에 대한 정의가 깨져버린 것이다. 여기에 상대적으로 욕을 덜먹던 스타워즈 9편, The Rise of Skywalker가 쐐기를 박았다고 생각한다. 이야. 진짜 죽어가는 이에게 생명력을 넘겨준다는게. 더 이상 sci-fi의 범주가 아닌 판타지 물이 아닐까.

그렇기에, 본 시리즈의 베이비 요다는 동등한 비난을 받을 만하다. 갑자기 나타난 유아 수준의 인지를 갖춘 개체가, 포스 힐링을 노코스트로 시전한다는데 이게 멀쩡한 세계관의 설정인가. 조금 더 서부극, 조금 더 현실감을 부여하여 영화 전체의 맥은 이어간다 할지언정, 포스에 대한 작가 및 연출가의 관점은 기존 시퀄 제작진과 차등이 없다. sorcerer, 사악한 주술 또는 마술쟁이들. 작품 내에 제다이에 대한 소문이 마법을 하는 신비주의자인 것과 같이, 이번 작품도 그 영역을 여지 없이 넘어버린 것이다. 이상한 신비주의자 놈들. 그에 더해 데우스 엑스 마키나, 만능 열쇠를 작품내에 끼워 넣은 만큼 본작의 서사는 약하고 덜렁일 수 밖에 없다. 대충 마법의 손놀림 한 번 해주면, 해결되겠거니 해야지.

4. 결론.

차라리 영화로 나왔다면 어땠을까 하는 결과물이다.
페넥 샨드는 예를들어 굳이 이렇게 나타났어야 하는 싶은 에피소드이다. 드라마는 어쩔 수 없이 향후 작품을 위해 안배하다보니, 불필요한 설명과 불필요한 인물 소개 에피소드를 배치하게 되고, 그러다보니 몰입감이 떨어지는 부분이 있을 수 밖에. 한 편에서 빠르게 리타이어 하고 다음 시즌에 나올 인물을, 굳이 이 시점에 배치해야했을까? 영화였으면 보다 주의 깊게 배치했을 것이다.
여기에 더해 카라 듄과 불필요하게 한국적 감각의 신파극 장면을 그려내면서, 실리주의의 전투민족 사이어.. 만달로리안의 이미지가 조금 퇴색되어버린 느낌이다.

대부분의 한국인에게 거리감 있지 않을까 싶은 드라마라 생각한다.
서사의 재미도, 소재의 흥미도. 여러모로 한국인의 생활 정서와는 거리가 있다.
분명 2019년도에서는 저 볼 수 없는 머나먼 대륙의 따끈한 스타워즈 소식에 설렜었는데. 이야, 전체 시리즈의 구세주가 제다이와 또 오랜 대립을 구성해온 만달로리안에서 나온다니, 실화인가? 베이비 요다가 나온다고? 아니 요다는 이 시점에 죽었을텐데? 정작 시즌 1의 절반이 지나갈 때까진 시큰둥하게 관람한 걸 보면, 미국에 볼 드라마가 없지 않았나 싶기도 하다.
무료한 캐릭터 설명이 끝나고 스토리에 가속을 붙이니 살짝 몰입감은 생겼지만, 역시 영화였다면 명쾌했을텐데. 만달로리안 1편. 결말도 깔끔하잖아.

결국 제트팩을 마지막 장면에서나 가까스로 착용하게 되는 것과 같은 맥락의, 속도감의 문제였다.
평점은 6 / 10으로 남긴다. 팬보이를 위한 시리즈인 것도 맞고 나름 흥미로운 요소들은 있었지만, 시즌 2를 위한 배경을 절반 뿌리고 나니 8편이라는 짧은 묶음에서는 좀 맥아리가 없는 느낌. 새로 보는 분은 그냥 6 7 8만 보기를 권장한다.

그래도 한국 디즈니 플러스에서 지금 시즌 2까지 볼 수 있으니, 부던히 보고 나면 또 감회가 다르지 않을까.

관련글 더보기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