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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열차편(劇場版「鬼滅の刃」無限列車編, Demon Slayer: Kimetsu no Yaiba the Movie - Mu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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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들어가며

6 / 10

그게 뭔데 쉽덕아 불꽃의 호흡.. 일의 형..



그 화제의 작이 넷플릭스에 상륙했다는 이야기가 퍼졌다.
물론 등장인물의 귀걸이가 욱일승천기의 그 모양과 닮았다는 이야기부터, 소년병에 대한 소재도 도덕적으로는 난해하고. 하필 또 오픈한일이 개천절 연휴라 한국인이라는 정체성에 큰 엿을 먹이는게 아닌가 생각도 들었지만. 일단은 궁금하면 보고 나서 이야기를 담는게 맞다는 생각이니까.

사실 영화에 앞서, 어느 정도 이야기를 숙지하고 있었음을 미리 밝힌다.
그리고 영화를 보고 나니 그게 관람하기에 되려 편하겠구나 싶더라만은.
짧게 기록 남긴다.

1. 와, 이걸 이렇게?

2020년의 작품. 잠깐.. 왼쪽이 사각 아닌가?

작게 찬사를 바치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번 전투가 시작되니, 쉬지 않고 현란한 검격의 연속이다. 원작 자체로도 스토리 전개가 시원시원하고, 사람들도 숙숙 죽어나가고. 그런 특성이 있는 만화로 기억한다. 특히 이 극장판은 한 팀장이 연이어 싸워나가며 후학들을 지키기 위해 분전하다 죽은 무한열차편을 잘라내어 그려낸만큼, 귀멸의 칼날이라는 만화가 갖는 가장 비장미 있고 시사점이 명확한 서사가 담겼다. 그러다보니 이 전개 속도는 정말 가차 없이 몰아친다. 혈귀의 함정에 당해 생존방책을 찾고, 승객들을 구하기 위해 바로 분전하는 모습에 이어 보다 상급의 혈귀인 상현의 출현까지. 렌고쿠라는 인물의 행동 동기와 그에 따른 결정, 그 죽음까지 쉬지 않고 보여준다.

한참을 쫓아 보고 나면, 저 불붙은 듯한 열정이 이 애니메이션의 전체에 흐르는 듯하다. 실제였으면 담지 못할 카메라 무빙과 컷전환, 배경전환. 근래의 애니메이션들은 극장판에서, 애니메이션 만이 가질 수 있는 강점을 잘 살려낸다고 표현한 기억이 있다. 이 애니메이션 또한, 그 대단한 위치에 머물러 있다고 생각한다. 만화가 아니었다면, 사람에서 칼로 넘어가는 일렁이는 불길을 저렇게 표현해 낼 수 있었을까? 기차에서의 떨어질 듯 아찔한 전투장면은? 혹은 죽음의 순간에 유년시절의 기억으로 돌아가 어머니와 대화를 회상하는 장면은?
작게는 특히 저 주마등 속 회상 장면에 조금 더 찬사를 기록해두고 싶다. 애니메이션은 인물의 외형적 특징을 축소시키며, 사람의 소년기, 청년기를 이어 그릴 수 있다는 강점이 생생히 와닿았다. 저건 누가봐도 염주의 어린 모습이고, 어머니와 이런 대화를 주고 받았구나 어색함이 없지 않던가. 이걸 실제 인물이 그려내는 영화로 담았다면 이런 전달력은 갖추기 어렵지 않았을까.

사실 근본은 스타워즈의 7개 검식 아닐까. 떠올라서 기록에 남긴다.

2. 어쩔 수 없이 다가오는 생략

반면 이 열차가 질주하는 듯한 속도감, 가차없는 열정에는 큰 결함이 있다. 모르면 안 보이지 않던가.
도입부에 저렇게 돼지머리와 노랑머리와 갈색머리를 대뜸 마주했을 때, 아무 사전지식이 없던 사람의 시각에서 이 영화는 어떻게 보였을지 싶다. 그러니까 혈귀가 대충 한 명의 선구자의 피를 받아 일반 사람이 변한 괴물이고, 높은 재생력과 혈귀술이라는 고유한 마법과 같은 능력이 있으며, 그들을 죽이는 것은 저 귀살대의 대원들이 사용하는 특별한 칼날인 일륜도로 목을 베는 수 밖에 없다 등등을 온전히 알지 못하고 이 영화를 보았을 때의 막연한 감각은 과연 해소가 될 수 있었을까? 기억으로는 불의 형 관련해 검의 유파는 좀 더 친절하게 설명해준 것으로 기억하는데 말야.

결국 고유한 극장판이 아닌 원작의 특정 에피소드를 잘라내다 보니, 속도감 있는 전개를 위해서는 버릴건 버리고 취할건 취해야 했던 게 아닐까. 그 버림의 대상에는 서사와 인물에 대한 설명이 있는게 다소의 아쉬움이다. 설명보다는 칼질 한 번 더 하자가 명확하다고 해야할까. 일장일단을 명확히 가져간 영화이고, 앞선 장점이 컸던 만큼이나 이 생략이 주는 어딘가 덜 끝난 감각, 반발짝 떨어져 시작한 듯한 감각은 보다 큰 허전함으로 다가온다.

3. 결론


와, 그 에피소드를 이렇게 멋지게 담아냈구나! 에서 멈추는 영화.
여타 외전격의 극장판이 갖는 온전함이 없다 보니, 외팔로 분전하는 검객을 보는 느낌이다.
물론 대개의 외전격 극장판도 설명이 부족한 건 마찬가지이긴 하다. 코난 극장판이 나올 때마다 왜 작아졌는지 설명은 해주긴 해도, 이누야샤가 왜 여행을 떠났는지 설명한다해도 부족함은 있잖아.

그럼에도 이 영화는 어딘가 질퍽한 결여감을 안겨주는데, 결국 염주를 죽인 혈귀가 성공적으로 도망한 것, 그리고 렌고쿠의 죽음에 대해 어딘가 매듭지어지지 않은 채 진행형으로 끝나버린듯한 결말에서 다가오는게 아닌가 싶다. 최종의 흑막인 키부츠지 무잔이 보다 강조되었다던지 하면 사뭇 다른 느낌이지 않았을까. 그 외, 그런 장면들 흔히 있잖아. 간신히 도망친 중간보스가 최종보스 앞에 머리를 조아리며 결과보고하고. 최종 보스는 눈만 번뜩이며 카마도...탄지로.. 중얼거리는 그런 장면들이라던지. 아니면 코등이를 부모님께 전달하는 장면이라던지.
염주 렌고쿠 코쥬로의 생애에 철저히 초점을 맞춘 만큼, 팬을 위한 영화를 화려하게 풀어내지 않았나 싶다.

평점은 6점으로 기록 남긴다. 물론 넷플릭스가 아닌 영화관에서 보았다면, 조금 더 높게 평가 되지 않았을까 싶다만. 그럼에도 서사의 불완전함은 고스란히 메꾸기 힘든 감각이다. 어쩌면 원작을 어느정도 알아서 그런가 싶기도 한데, 이 결핍감은 이후 탄지로가 해당 상현과 대면하며 고스란히 채워지지 않을까. 그런 연유에서도, 최종 결전 또한 극장판으로 나오기를 작게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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