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웡카 (Wonka, 2024)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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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 모 시 샬 라 메 라고 써놓는건 너무하지 않나. 다른 배우들은 어디가고.

 

0. 들어가며

 

6 / 10

거래의 기본은 상대가 원하는 것을 제시하는 것. 눈물 없이는 볼 수 없는 경영학의 교과서

 

 

지난 2005년작 영화인 찰리와 초콜릿 공장이나, 그 원전이 될 책과 그 번역본도 나에겐 쉽지 않았다.

뭐랄까, 반지의 제왕으로 시작해서 호빗을 영화로 보았을 때의 위화감, 그리고 호빗을 다시 책으로 봤을 때의 괴리감이라고 해야 할까. 

영화는 어딘가 과도하게 반짝이고, 책은 또한 어린이스럽고. 그 간극을 메꾸기란 쉽지 않다.

 

그러나 이 과도한 반짝임, 신파, 사람에 대한 노래를 살짝 걷어내면 그 뒤에는 치밀한 삶의 현장과 교훈이 드러난다.

이 영화 자체로도 그러한 고민이 여실없이 드러난다. 경영학과는 주요 고객을 정해 하나를 파헤치고, 자본가는 어떻게 하면 둘 다 끌어당길지 생각하며 분량을 늘리고. 마케터는 결과물과 상관없이 둘 다 잘 팔린다! 하며 다시 광고와 포스터, 이미지를 짜내고.

 

상기 포스터는 이 미묘한 간극들이 한 곳에서 모였다는, 유레카의 순간이 느껴진다.

일단 티모시 샬라메 보러 오라는거지.

 

짧게 기록 남겨보자.

아, 뮤지컬스러운 영화 구성은 사전에 파악하고 관람하러 가자.

느슨해질 수 있던 영화 전개를 단단히 끌어당기는 느낌이라 좋았다고 생각하지만, 예상치 못한 노래 시작에 아차, 싶을 수 있으니까.

 


 

1. 사업의 본질은 만들 수 있는 것을 만드는 게 아니라, 원하는 걸 만드는 것

그리고 마케팅은 대중의 "원하는 것"을 만들어 낸다는 말이 있었다. 어디서 들었더라.

 

법무사, 변호사, 법리 검토가 필요한 이유. 23~24년도의 부동산 중개업을 떠올리게 하는 한 대목이었다.

 

마케팅과 사업 개발, 모두를 잘 해낼 수 있는 사람이 많지 않은 이유는 앞은 기술연구와 비용 최적화 등 계획과 최적화가 필요한 영역이라면, 뒤는 이미지, 시연, 캐치프레이즈 등 자유도와 창의력을 요구로 하기 때문 아닐까. 

이 영화는 그럼에도 모두를 해내는 성공적인 CEO의 이미지를 여실히 전달하고, 경영학과 공학의 접점에서 필요한 협상, 마케팅, 기업을 키우는 방법을 성실히 안내하고 있다.

 

 

포터블한 미니 팹. 오늘날 스타트업은 차고가 아닌 맥북에서 시작될 수 있음을 시사하는게 아닐까?

 

본 웡카 브랜드의 기업 연혁.. 이 아니라 영화의 전개를 돌이켜보자.

- 초기 다품종 소량 생산이 가능한 연구용 Fab. 

- 이를 이용한 시제품 확보 및 판매 가능한 수량 확보 후 계약 수주

- Fab 확대 및 전소

- 사업 재개를 위한 자본 확보, CEO의 개인 신용

- 법리적 조치를 통한 뉴스 전파 및 사업 재개

 

세상에. 이보다 마음을 울리는 스토리가 있을까. IMF, 리먼브라더스 위기 등 무수한 풍파를 겪어온 스타트업, 중소기업 사장님들의 애환이 그대로 녹아 있는 부분이다.  중간에 배를 타고 나가는 부분은? 타인의 보증을 섰다가 원양 어선 나가는 것과 맥이 닿지 않는가? 한국 기업의 역사를 누군가 살펴보고 영화 플롯 짠 게 아닌가 싶을 정도다. 경쟁사의 모함도 어디 하루 이틀 일일까. 마치 삼양 라면의 스토리를 떠올리게 만든다.

굳이 대기업의 방해공작, 정경유착을 통한 시장 통제 시도, 종교계와 결탁을 통한 지지기반 확보 등은 언급할 필요도 없다.

 

 

그렇기에 이 영화는 지극히 경영학의 원전과 케이스 스터디로 활용되기에 충분한 가치가 있다. 특히 하기와 같은 질문에 대해서는 유의미한 인사이트를 안겨준다.

- 어떻게 초기 고객을 확보하고 시장에 진입하는지?

- 인력을 어떻게 확보하는지, 어떤 사람을 포섭해야 하는지? (실무자, 네트워크 전문가, 회계사, 청결 및 안전관리 담당자, 인프라 또는 배관 담당자 등)

- 초기 확보한 수익은 어디에 최우선 적으로 재투자해야 하는지?

- 기업의 생존이 위험할 때, 어떻게 빠르게 파산하고 자본금 회수를 해야 하는지?

- 개인의 업무 자동화는 왜 중요하며, 회사 단위의 생산성 증대는 어떻게 연결시킬 수 있는지?

 

품질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태그 갈이만 하고 다시 시장에 나오는 부분은 조금 아쉽지만, 법리적인 해석 여지는 있으니까. 이래서 경찰/법조인과 좋은 관계 유지는 필요한 게 아닐까 생각 든다. 

 


 

2. 결론

 

모범적인 실무자의 사례. CEO 질문 대응, 현지 정보 확대 및 실행안 제안, 초콜릿 무덤까지 같이 가는 신뢰성, 그리고 낮은 인건비까지.

 

하지만 위의 경영학적 시사점과 학문적 희열을 내려두고 영화를 바라보았을 때는 다소 힘이 빠지는 평이함이 남는다.

영화는 2023년에 제작되어 한국 외 타 지역에서는 연말에 개봉 (2023.12.07~)했으니, 연말의 가족 영화가 갖는 필연적인 한계 아닐까 싶다. 웡카라는 소재도 엄밀히 생각해 보면 아동을 위한 소재다. 여기서 러브 액츄얼리(2003)를 기대하면 안 되지. 

 

사운드 트랙도 전반적으로 좋은 평가인듯하지만, 음악은 내 전문이 아니라 그런지 사춘기 너머에 걸친듯한 톤이 조금 귀에 쨍하게 남는 느낌이었고.

 

평점은 6점 정도로 매듭짓는다. 

계약서는 꼭 두세 번 읽어야 함을 잊지 말자. 자본주의의 세상은 가차 없고, 믿을 수 있는 사람을 동업자로 두는 건 더더욱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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