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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케이프 룸 2 : 노웨이 아웃 (Escape Room : Tournament of Champions, 2021) 리뷰

Traby 2021. 9. 23. 01:17

 

0. 들어가며

 

7 / 10

 

들어갈 땐 쫄깃, 나올 때 보니 이게 전부야?

 

 

네이버 시리즈온에 대해 짧게 고민이 일렁였다.

SK텔레콤 마저 제휴와 연합을 통해 온라인 컨텐츠 시장에 뛰어들고 있는 마당에, 영화 마다 할인 및 결제를 지원하는 이 플랫폼은 과연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까? 적합한 경쟁 상대라곤 OCN과 CGV, 그리고 마찬가지로 길을 잃은 유튜브 영화 정도가 아닐까 싶다만. 넷플릭스의 구독 후 일괄적인 영화를 제공하던 모델은, 이제 컨텐츠 공급자의 협상력이 다시 커져가며 특정 영화는 별도로 결제하는 플랫폼들이 강조되고 있다. 아마존 프라임. 디즈니 플러스. 등등. 비즈니스 모델이 급변하고 시장이 세분화 되는 지금, 네이버의 시리즈는 이름을 바꾸었음에도 아직 웹툰-영화-드라마를 잇는 통합 플랫폼으로는 불완전해보이긴 하지.

그럼에도 그들은 일을 놓지 않았으니, 추석을 맞이하여 공격적인 영화 할인 티켓을 뿌린 것이다. 이건 기술자가 승리한 것일까, 마케팅 팀의 승리인 것일까. 이왕지사 자체 검색엔진에도 광고좀 뿌리지는. 아, 그건 공정거래 위반인가? 한편 동시에 최근 작품의 무구한 등재 또한 공격적인 투자를 엿보게 해주었다. 그 중에는 재밌어 보이는데 망했다고 전해들은 올드(Old, 2021) 등 생각보다의 최근 작품들도 눈에 띄었고. 그 중 단언코 시선을 채간 작품은, 당연히 맨 인 더 다크 2(Don't Breathe 2, 2021)였다. 1편의 충격을 생각해도, 이 작품 보단 그게 맞지.

 

다만 결재버튼 누르기를 망설이다 갑갑한 귀경길 버스의 환경을 둘러보니,

여러모로 마음 전환에는 낫지 않을까 하며 다시 고르게 되었다. 

 

그렇게 고른 이스케이프 룸 2. 작게 기록 남겨본다.

 

 

1. 레지던드 이블을 떠오르게 하는 동기 부여

어라이거 엄브렐라...

2편의 가장 인상적인 지점이 있다면, 단순 호기심에서 비롯된 행동이 아닌 목적의식이 강조되었다는 점 아닐까?

전편의 호기심에서 비롯된 사람들이 죽어나가는 방탈출 미션은, 다소 급작스러운 느낌이 있었다. 여기에 더해 빙판에, 떨어지는 공간까지 보며 비현실적인 모습이 강조되고 방탈출이라는 개념 보다는 던전 탐험에 가까운 느낌이었다고 할까.

 

본작은 반면 흑막을 쫓아가다 잘 설계해둔 함정에 끌리며, 이곳을 탈출하여 미노스를 엿먹이겠다는 생생한 의지가 와닿는다. 그와 더해 조금 더 밀페된 방 규모의 공간이라는 감각이 전해지며, 기묘한 현실감을 안겨준다. 돈 많은 기업집단이라면 정말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싶을 정도의 현실감. 그렇다보니 이 방탈출의 개별 요소에 대해, 묘하게 더 몰입이 된다.

 

이제 무서워서 신분당선은 못타겠는데

 

2. 정작 결말은 데스티네이션

 

묘하게 설계가 덜된 느낌이다.

방 하나당 사람 한 명씩 나가 떨어지게 하겠다는 의지는 덜 보이고, 택시에서 염산비는 사람이 많았으면 애초에 살아남기 힘들지 않았을까 싶은 반면, 직전의 모래 해변은 출구가 두 개였다는 것도, 본작의 게임 설계자는 다른 의도가 있었나, 싶은 대목. 모래에 빨려들어간 벤은 어떻게 살아 남았지만, 생존자가 조이인것은 예측 못했을텐데 살려낸 맥락도 묘하다. 똑같이 모래에 묻힌 네이트는 따로 안 찾아봐도 되는건가 싶기도 하고.

아마 2편의 결말을 앗 꿈이었네? 정도로 매듭짓고, 3편을 노린 설계가 아닐까 생각은 든다.  

물론 앞선 개연성도, 실제 바다나 실제 도로와 같았던 시야를 핑거 스냅 한번으로 단순한 화면 상영이었음을 생각하면 의미 없다는 생각을 안겨준다. 여기에 갑작스런 아만다의 말끔한 복귀 등등. 조금 더 방탈출 기믹과 동기부여에 초점을 두며 영화는 추진력을 얻은 느낌이지만, 정작 다 보고나서 속편이나 서사에 대한 고민을 이어보면 어딘가 많이 허전한 아린 맛만 남는다.

그 끝으로 비행기 탈출 미션이 뜰법한 상황이 연출되며, 속편에 대한 강인한 기대보다는 데스티네이션1의 프리퀄인가 싶은 묘한 감각은 덤이다. 

어딘가 비장미가 엿보이던 장면. 

 

3. 결론

 

이 영화에 대한 최적해는 무엇일까.

 

기대치를 낮게 잡고 들어오니, 결말과 전개는 이렇다 해도 괜찮다는 허용이 아닐까?

영어 원제를 보자. 애초에 챔피언들의 토너먼트다. 한국에서 배급된 제목은 조금 더 추상적인 반면, 영어 원제는 조금 더 B급 영화의 조금 더 직관적인 작명이 전해진다. 1편 재밌게 보셨어요? 그렇다면 심화된 2편입니다. 짜잔.

 

그렇다 보니, 영화의 방향성도 뚜렷하다. 챔피언들을 모은 만큼 발암캐를 줄이고, 조금 더 사실적인 기믹들을 붙여 놓아 방탈출의 한쪽 끝을 보여주겠다는 의지. 그렇다보니 은행의 탐색 기믹도 그렇고, 다들 조금 더 흥미롭게 다가왔다. 

추석 중 버스안에서 보기엔 스피드(Speed, 1994) 만큼 훌륭한 영화가 아니었을까?

 

평점은 7점으로 기록 남긴다.

밀실 탈출의 공간전환에서 오는 빠른 템포. 한 단위의 방 내에서도 순차적으로 진행되는 기믹 해제. 동시에 따르는 시간 제한까지. 허술한 엔딩을 상회할만큼의 흥미진진한 경험이었다.

 

그렇다고 방탈출을 직접 해보고싶냐는 또 다른 문제긴 하지만 말야.